내 감정의 주인
"잘못했습니다", "죄송합니다"
콜센터에서 일하는 저는 제가 잘못하지 않았을 때도
늘 먼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.
하루는 원칙대로 처리한 일에 대해 항의 전화가 걸려왔어요.
전화를 받자마자 고객은 욕을 퍼붓기 시작하는데,
한 50여 분 동안 평생 들을 욕을 다 들었어요.
얼굴도 안 보이는 상태에서 욕설을 듣고 있으니,
삶에 회의가 들면서 아이들 생각이 제일 먼저 났어요.
험한 욕을 듣는 엄마가 아이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을까?
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.
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멋진 전문직 여성은 아니지만,
그래도 우리 아이들 앞에서는 떳떳하고
자랑스러운 엄마가 됐으면 좋겠어요.
모욕과 경멸이 합쳐진 모멸감은
나의 존재 가치를 부정당할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.
이런 모멸감의 최전선에 감정노동이 있습니다.
자신의 감정을 통제함으로써 타인에게 긍정적인
감정을 제공해야 하는 감정노동은 이제 더 이상
일부 직업군만이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.
감정의 주인이 더 이상 자신이 아닐 때,
우리의 마음은 파괴됩니다.
내 감정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
통제해본 적 있으신가요?
–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'감정 시대' 중에서 –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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